• 상상의 날개를 펴다 정소영 [2009.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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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산그림
  • 등록일 : 2015-06-07
  • 조회수 : 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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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 그들과의 만남은 늘 즐겁다. 그저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세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아마 젊다는 건 그 이유 하나만으로 누군가에게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오늘은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정소영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인터뷰에 앞서 살짝 긴장한 정 작가의 모습은 좀 더 인간적이고 친근한 느낌을 줬다. 꾸미지 않은 순수한 소녀의 느낌을 지닌 그가 작품을 통해 표현한 상상력과 환타지들이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그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숙명여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정소영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만화가 너무 좋아 만화가가 꿈이었고 매일 만화책을 볼 정도로 빠져 살았다고.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취미로 다니던 미술학원에서 입시미술을 접하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성격 덕에 무조건 열심히 그렸다고 한다. 그러다가 고2, 3학년 때 정말로 만화가가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자, 본격적으로 미대입시 준비를 시작해 숙명여대에 입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을 복수 전공했던 그는 졸업 후 처음으로 파트타임으로 [배낭 맨 노인]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사실 재학기간 동안에는 하고 싶어도 부모님의 반대로 학업 이외의 것은 생각도 못 해봤다는 정소영. 당시 그에게 주어진 일은 포토샵으로 선을 따는 단순 작업이었다. 단지 파트타임이었지만 당시의 일은 이 후 그가 일렉트릭 서커스에서 아트디렉터로 몸담게 될 정도로 그의 진로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소영 작가는 일렉트릭 서커스에서 지낸 시간을 '일단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이 좋았고,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어요.“라고 회상한다. 하지만 작가주의적인 작품만을 작업하는 회사의 특징도 있고, 5~10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한 편을 작업하는데 1~2년의 시간이 걸리는 등 많은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또 반복되고 틀에 박힌 작업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 결국 2007년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하게 된다.

    이에 대해 그는 '독립 애니메이션도 나름대로 매력은 있지만 아트웍(Art work)의 다양한 세계를 느껴보고 싶기도 하고, 또 캐릭터 디자인과 같은 상업 애니메이션도 접해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아마 그림을 그리는 젊은이로서 좀 더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이 자연스럽게 그를 지금의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만들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시작을 애니메이션으로 해서인지 그의 그림에선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많이 발견된다. 이에 대해 그도 아직까지는 만화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고 스스 럼없이 말한다. 이런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그림 한 장에도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림,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도 느끼며 동시에 여러 가지를 상상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제 그림은 구석구석 읽듯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지만 의외의 곳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러다보니 제 그림은 전체적으로 좀 꽉 찬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정소영의 스타일은 이렇다고 정의를 내리기는 이른 것 같아요. 저 자신도 제 그림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는 가늠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라며 그저 자연스럽게 그려나가고 싶다고 한다.

    그가 특히 좋아하는 작가는 난해한 작품세계로 유명한 폴란드의 지슬라브 백신스키 (Zdzislaw Beksinski) 다. 초현실주의 작가인 백신스키의 그림은 그로테스크하고 절망적이며 암울한 느낌이 강하다. 정소영 작가는 그런 그의 그림을 보며 나름대로 인간적인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어둡지만 강렬한 색감과 커다란 스케일의 백신스키의 그림을 보다보면 마치 그림이 제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이 제 그림을 봤을 때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라며 수줍게 웃는다. 좋아하기는 하나 아직 자신의 작품에 백신스키의 스타일을 투영시키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기자가 보기엔 그의 개인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요소들이 그가 백신스키를 왜 좋아한다고 말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나 더. 정소영 작가의 작품은 화려한 색감 표현이 특징적이다. 여러 색채를 자유자제로 표현하는 그의 색감은 아트디렉터를 하면서 색과 관련된 작업을 도맡아 하면서 기른 노력의 결과라고. 이에 대해 그는 “색칠 공부를 많이 했다.”며 겸손하게 말한다.



     


    그가 개인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자신의 작품은 「별자리마을」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를 기준으로 본인의 스타일이 많이 바뀌기도 했고, 정 작가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단다. 사실 자신의 그림을 두고 주변의 판단과 이야기에 혼란스러웠던 적이 많았다는 그는 ‘내가 인정하는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한다면 더 이상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전에는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기피하고, 느낌보다는 상황을 전달, 묘사하는 그림을 주로 그렸어요. 헌데 「별자리」 시리즈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스타일로 변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중 「염소자리」, 「사수자리」, 「전갈자리」는 ‘개美시장’이라는 아트마켓 겸 게릴라 전시를 갖기도 했습니다.” 라며 일단은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인다. 특히 종이밭에서 종이를 먹고 있는 염소들을 그린「염소자리」는 그의 탁월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형상과 화려한 색채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만화적인 환타지를 제대로 표현해 냈다는 평을 듣는다.  






    따로 홍보는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발 벗고 나서서 홍보를 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한 장이라도 더 그려서 작가로서 내실을 다지고 싶습니다.”라며 당차게 말한다. 프리랜서로 전환한지 몇 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작업해놓은 책의 권수는 많지 않다. 일출봉 출판사의 「수학여왕 제이든 구출작전」, 교원출판사 「우리는 평등해요」, 매경출판의 「야금야금 나를 망치는 연애」 등과 몇몇 표지작업이 전부. 최근에는 헤밍웨이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세계사 전집에서 인도의 「타지마할」부분을 맡아 진행하며 점점 활동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작업들이 어느 정도 쌓이고 나면 본인이 혼자 완성한 그림책을 갖고 싶다고 한다. 자신의 책임 하에 하나의 완성품을 볼 수 있으리라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그리다보면 어느 샌가 자신도 모르게 내실 있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 갤러리 도어의 ‘개美시장’ 게릴라전, 7월에 코엑스에서 있을 캐릭터 페어, 10월에 있을 그룹전 등은 그의 스케줄 표에 적힌 전시회 리스트다. 작가로서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은 작품 홍보효과도 있겠지만 그는 무엇보다도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일단 전시회라는 것이 많이 안 해봤던 경험이라 신기하기도 하고요. 생각 외로 사람들이 그림을 직접 보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물론 전시회 한번 하면 만만치 않은 출력비 때문에 출혈이 좀 있기는 하지만요.”라며 웃는다. “참, 저처럼 컴퓨터로 작업하는 작가들을 위해 출력했을 때 원하는대로 이미지가 나오는 저렴한 출력소가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소박한 바람도 이야기 한다.

    요리, 등산, 책읽기를 좋아한다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정소영. 일 잘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대중적인 일러스트를 그리고 싶다는 그의 소박한 꿈이 곧 이뤄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면 벌써 그의 꿈이 실현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소영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madblanka





    Editor_ 전선미 ( E-Mail : guroemong@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