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는 곰돌이야
  • 2010-12-20
    10637
  • 그림작가 김숙영
  • 글작가 김숙영
  • 페이지 32
  • 발행일 2010-12-20
  • 작가후기
    책읽는곰 출판사를 통해 출간됨 [ 발행일 : 2011-07-22 ]

    그림책 자세히 보기 : http://picturebook-museum.com/book/picturebook_view_01_illust.php?b_code=10029

    한국 일러스트 학교 졸업 전시회 때, 나는 임신 7개월이었던 것 같다. 임신으로 손이 너무 부어서 연필을 쥘 수가 없었다. 그래서 졸업 작품은 나만 미완성이었다. 졸업한 지 얼마 안 돼서 출산을 했고, 두 아이를 키우느라 5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그 사이에 동기들의 작품을 볼 때면, 저절로 눈물이 흘렀다. 결핍은 오히려 열정을 낳는다. 나는 끝날 것 같지 않은 육아와 가사 속에서 그림을 향한 사랑을 불태웠다. 그러다 작업실에 나갈 시간을 겨우 얻게 되었다. 그러나 한 시간 반 거리의 홍대 작업실로 가는 길은 고단하기만 했다. 아직 어린 아이들과 남편의 이기심 속에서 슬픔과 분노는 글이 되었고 그림이 되었다. 어린 자녀를 둔 대부분의 엄마들은 한번쯤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이는 나 혼자 키우나?'
    '남편들은, 자신의 모습을 몰래 카메라로 찍어서 보면 얼마나 한심한지 알까?' 그 문제의식이 글이 되었다. 그리고 아빠들을 향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그림이 되었다. 이 글의 초안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순식간에 썼다. 그리고 몇 번의 수정을 거쳤다. 그림 스타일을 놓고도 일 년 정도 고민했다.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러서인지 당분간은 쳐다보기도 싫을 것 같다. 다음 작품을 구상 중에 있다. 글은 80프로 정도 완성했다.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남보다 출발이 늦지 않았는가? 그리고 엄마로서의 자리가 있는 만큼 천천히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 출발 초반에는 자아실현과 엄마의 자리를 놓고 갈등했다. 그리고 내 경우의 결론은, 엄마의 자리를 우선으로 놓고 자아실현은 천천히 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작가로서 스피드를 내기 어렵다. 경보로 가야 한다. 길게 보면, 나는 계속 걷고 있을 것이다. 예술은 삶과 함께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거북이처럼 느리지만 뒤로 가진 않는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끄적인다.